‘아이들과 미래’ 창립 10주년… 복지시스템 ‘빈틈’ 채워주는 벤처 NGO

국내 첫 민간독립 공익재단
사각지대였던 공부방 지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

우리나라에 벤처 붐이 일던 1990년대 말, 옥션과 KTB투자증권 등 다섯개 벤처기업이 모여 사회복지단체를 만들기로 했다. IMF 금융위기 이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넘쳐났지만, 정부나 특정 기업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업체들은 58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아이들과 미래'(이사장 송자·www.kidsfuture.or.kr)라는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었다.

정부·자치단체·기업 등의 직접 지원 없이 기금으로 운영하는 ‘민간독립 공익재단’으로는 국내 최초인 이 단체가 지난 2일 창립 10주년 행사를 가졌다.

“그동안 50여개 업체가 참여해 모인 기금이 173억원입니다. 공부방과 쉼터 같은 사회복지시설의 14만2000명 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했어요. 10년 전에는 수백개 정도이던 공부방이 지금은 3700개로 늘었답니다. 우리가 할 일이 더 많아진 거죠.”

작년 5월 영화‘엑스맨 탄생:울버린’시사회에 초청받은 어린이들이‘아이들과 미래’송자 이사장(가운데 줄 왼쪽 두 번째)과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 다니엘 헤니(뒷줄 가운데)와 함께했다. 송 이사장은“우리는 기존 사회복지시스템의‘빈틈’을 채우기 위해, 창조적인‘벤처정신’으로 탄생한 단체”라며“가장 오래된 민간독립재단인 만큼 앞으로도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아이들과 미래 제공
‘아이들과 미래’ 박두준 사무총장과 직원들이 가진 10주년 행사는 조촐하게 치러졌다. 5~10년간 이 재단에 기금을 전달해온 4개 기업(삼성증권·한국아스트라제네카·지멘스코리아·KTB투자증권)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행사였다. 삼성증권 이동주 차장은 “민간독립재단이 외부 도움 없이 10년이나 지속되면서 ‘투명성’을 특화했다는 점이 기업들에 신뢰감을 준다”고 했다.

‘아이들과 미래’는 기부금 중 일부를 채권 등에 투자해 지금까지 27억원의 이자 수입을 올렸다. 2004년 국제청소년재단의 유일한 한국파트너로 ‘우수기관인증’을 받았고, 비영리 모금기관으로는 최초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최우수 투명 비영리기관’으로 선정됐다. ‘아이들과 미래’가 생긴 지 10년이 지나도록, 정부 지원 없이 개인·기업의 자금만으로 설립·운영해 성공한 예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이영미 팀장은 “기업을 상대로 하는 만큼 경영과 효율성에서 기업만큼 민첩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며 “내·외부 공시시스템을 통해 사업·모금·회계 전반의 정보를 공개하고 조직 내 위기관리 매뉴얼도 갖고 있다”고 했다.

정부나 자치단체들의 지원이 급식과 같은 1차적인 것에 집중됐다면, ‘아이들과 미래’는 ‘청소년 경제증권교실’이나 ‘드림 아트워크샵'(미술치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회복지시설 아동에게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